본문 바로가기

안희환 목회단상

발뒤꿈치에 박힌 대나무 조각/ 안희환목사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발뒤꿈치에 박힌 대나무 조각/ 안희환목사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친구인 하우형 목사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 한두 달 만에 한번 정도는 그런 시간을 갖는데 우리들은 물속에 물을 잠그거나 하는 것은 잘하지 않고 사우나실에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로 나눈다. 개인적인 이야기, 교회 이야기, 한국 교회 전체에 대한 이야기 등 주제가 다양한데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이 즐겁다.

그런데 사우나실에 들어가다가 발뒤꿈치에 강한 통증을 느꼈다. 사우나실 바닥에는 대나무 돗자리가 깔려 있었는데 한 부분이 꺾여 있다가 내 발뒤꿈치로 파고 든 것이다. 바닥에 앉아서 손을 대니 뭔가 박혀 있는 것이 느껴졌다. 손가락으로 잡아 빼니 빠져나왔다. 곧 이어 피도 흘러 나왔다.

목욕탕에서 나왔는데 발을 제대로 짚지 못하니 절뚝거릴 수밖에 없었다. 계속적인 외부 집회가 있는 상황에서 발이 덧나면 문제가 될까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박혔던 대나무 조각은 다 빠진 모양이었다. 의사가 소독을 해주고 거즈를 붙여주었고 간호사는 약국에 가지고 갈 처방전을 주었다.

문제는 시간이 가도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특히 구두를 신은 채 땅을 밟을 때는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다. 집회 인도를 하는 중에도 힘껏 바닥을 짚을 수가 없어서 대나무 조각이 박히지 않았던 왼쪽 발을 중심으로 선 채 설교를 했다. 그러고 나니 이번에는 왼쪽 다리가 힘들어졌다.

이번 일을 통해서 느낀 것이 있다. 첫째로 외부의 불순물이 몸에 파고들면 그것이 몸에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도 대나무 조각을 다 빼놓았으니까 다행이지 그냥 몸 안에 남아 있었다면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더 심했을 것이다. 실제로 박힌 가시 하나 때문에 살이 곪아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몸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아파하고 불편해하는 게 사람인데 영적으로 불순물이 들어와 있는 것은 느끼지도 못하는 일들이 많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죄라는 불순물이 영혼에 흘러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고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영적 마비 증상에 빠진 사람이거나 어쩌면 아직 구원받지 못한 채 교회만 다니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살아있고 건강하다면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금방 통증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작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발뒤꿈치의 대나무 조각이 박힌 부위는 몸 전체에 비해 극히 작은 부분이다. 1000분의 1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 작은 부분에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았다. 또한 해야 할 일을 진행하는데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았다. 작은 게 결코 작은 것만은 아니었다.

영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이 아간이라는 한 사람의 범죄를 크게 다루신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한 사람이 전체 이스라엘 백성들에 비하면 매우 작은 부분이지만 이스라엘 전체에 큰 패배와 슬픔을 안겨주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작은 것을 작다가 소홀히 여기거나 무시해서는 안 되며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 동안 몸을 불편하게 했던 발뒤꿈치 사건(?)의 후유증은 2주 정도가 지난 후 미미해지기 시작했다. 서 있을 때, 걸을 때, 운전할 때, 설교할 때 불편하기는 했지만 좋은 묵상거리가 되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내 영혼에 불순불이 들어오지 않도록 경계할 것이며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여기지 않으리라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