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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환 목회단상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나보다/ 안희환목사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이전 글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나보다/ 안희환목사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이전 글

(그래도 내가 제일 젊은 것 같다. 착각일까?^^)

오랜만에 동기들과 만났는데 세월의 흔적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1) 머리숱들이 많이 없어졌다. 다행인 것은 아직 내 머리숱은 엄청나게 많다는 것. 머리 깎을 때 종종 머리숱 줄일 수 없냐고 묻기도 했었는데 이제 묻지 않기로 했다.

2) 배들이 엄청 나왔다. 아직 미혼 일 때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던 동기들 역시 죄다 배가 볼록 튀어나왔다. 이 부분은 나도 할 말이 없다. 허리가 36인치나 되니...

3) 체력 상태들이 바닥이다. 예전에는 함께 모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축구를 했었는데 이제는 축구할 생각들이 별로 없다. 재미없는 윷놀이를 했다. 나는 다른 한 친구와 살짝 빠져나와 산책을 했다.

4) 몸이 하나씩 망가져가고 있다. 최근에 내가 뇌종양 수술을 했고 한 동기는 갑상선 암 수술을 했다. 다른 동기 하나는 뇌경색 또 다른 동기는 다리를 다쳐서 입원했다. 기타 등등.

5) 동기들 간의 관계 형성이 많이 달라졌다. 아직 젊을 때는 성향이나 가치관에 따라 많이 갈라져있었는데 이제는 이전보다 두루뭉술해진 것 같다. 별 것 아닌 것으로 얼굴 붉힐 필요가 없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6) 어려울 때 서로를 돕는 것이 더 나아졌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더 귀하게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오랜 세월을 알고 지내는 것을 무시할 순 없으리라.

7) 동기들을 보면서 자기 나이를 확인한다. 혼자 있을 때는 잊고 있다가 세월의 흔적을 먹은 동기들 보면서 나도 저렇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이 즐거웠다. 특히 김태호 동기는 수술 후 아직 회복이 덜 된 나를 염려해서 내 차를 대신 운전해주고는 자신은 전철을 타고 잠실까지 갔다.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저마다 떨어져 있는 곳은 다르지만 각자 있는 곳엣 최선을 다하는 동기들의 모습이 귀하다.